식물 자원의 일시적 증가(펄스)는 1차 소비자의 공간적 집합 및 개체군 동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러한 효과가 식품 연쇄적으로 중위 및 상위 소비자(2차 소비자)까지 얼마나 확장되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의 견과수과(Dipterocarp) 숲에서 나타나는 대량 결실 현상(마스팅)은 다양한 조류와 포유류 종자를 먹는 동물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들 척추동물의 포식자들에게 종자 생산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보르네오 열대 우림에서 1차 및 2차 소비자들의 마스팅에 대한 하위-상위 영향(bottom-up effect)을 구조방정식 모형을 통해 분석하였다. 본 모형은 2013년부터 2024년까지 10년에 걸쳐 두 차례 중요한 마스팅 이벤트를 관통하는 카메라 트랩 및 종자 가용성 데이터에 기반해 매개변수를 산출하였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과 COVID-19 대유행 시기 인적 방문자의 감소 등 외부 변수도 반영하였다. 견과수과(딥테로카프) 종자 가용성은 잡식성 말레이 사향고양이(Viverra tangalunga)와 수염돼지(Sus barbatus)의 현장 이용 강도와 상관성을 보였으나, 종자만 먹는 시궁쥐류(Murid rodents)나 꿩(Pheasants)과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삵(Leopard cat)의 현장 이용은 시궁쥐류와 연관이 있었으나, 꿩과는 그렇지 않았다. 이 결과는, 본 생태계의 개화 대량 결실 현상이 대형 1차 소비자의 현장 이용 강도에는 관련이 있지만, 소형 종자식성 동물에는 그렇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이들을 포식하는 포식자까지 효과가 전달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는 온대 지역 마스팅 시스템에서 보고된 결과와 대비된다.